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필살열풍님의 친구로, 인터넷에서 '코어'라는 아이디를 쓰고 있는 사람입니다.
뭐, 일종의 아이디 도용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이런 도용까지 해가면서 이런 글을 적는 이유가 뭐냐하면,
필살열풍님께 받은 편지에 적혀있는 부탁을 실행하기 위해서입니다.
뭐, 일종의 생존신고도 하고...
편지 내용을 올려달라고도 하시니, 그대로 적어서 올리겠습니다.
편지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옮기지면,
'PS. 이걸 블로그에 올리든지 내 티스토리에 올리든지 해서
필열이 아직 안 죽었다고 어필해주고 조회수도 좀 올려다오.'
가 되겠네요.
그럼, 아래에 편지 전문을 쓰고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필살열풍님을.
아니, 저의 친구 이홍재를 대신해서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남기야!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냐?
요즘도 매일 쵸콜릿만 찾고 있냐? 가끔 술도 먹어주고 해야 훌륭한 어른이 된단다.
농담이고, 너도 알다시피 나는 여기 파주에서 포병으로 근무하고 있다. 아침마다 나가서 자주포의 포신을 북쪽으로 돌려놓고, 조갑제의 소망을 실현시키는 준비에 여념이 없다.
예전에 넌 네가 좌파라고 한 적이 있었지. 군대에 와서 느낀 점은, 공산주의는 정말로 인간이 살 만한 체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육군은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신념 아래 병영 내에서 완벽한 공산주의 독재 체제를 건설해놓았다. 우리는 모두 같은 월급을 받고, 식량 및 보급품을 일정량씩 배급받으며, TV와 체육활동, 그리고 제한된 독서만을 허락받은 상태다. 심지어 인터넷도 국방부 인트라넷만 접속이 가능하지. 북한 사회와 놀랍도록 유사한 환경에 장병들을 노출시킴으로써, 공산주의 체제가 얼마나 개같은 것인지 알게 해주는 육군의 발상이 그저 경이로울 뿐이다.
그러다보니 사람들의 행동도 점점 북한군과 닮아간다. 우리가 무언가 실수를 하면 바로 "삐-"(자체검열)이라는 말이 날아오는데, 이것을 북한말로 번역하면 "종간나 새끼!"가 된다. 내가 쓰고 있는 이 편지가 만약 걸린다면 간부들이 나에게 "삐-"(자체검열)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북한 말로는 "반동 새끼!" 되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곳을 거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유민주주의 만세다 씨바!"하고 외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그래. 자유민주주의 만세다.
그러니까, 당부한다. 넌 군대에 가지 마라. 군대는 결코 너 같은 온순한 반항아를 따뜻하게 맞아줄 수 없다. 여기에서는 무언가를 의심하는 사람은 배척당한다. 그래도 나나 홀트, 준티 같은 애들은 적응하기 쉽겠지만 난 네가 걱정이구나. 너는 대체복무의 길을 찾아갈 능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으니 웬만하면 군대에 가지 않기를 바란다. 이곳의 벽에 붙은 종이에는 "남자가 군대에 와야 하는 10가지 이유"가 적혀 있지만 전부 개소리다. (난 그 글귀가 '월간조선' 특집호에서 그대로 베낀 것이라는 걸 안다.)
적다보니 여러가지로 가시돋친 글이 되었지만, 사실 나는 여기에서 편지를 쓸 정도로 잘 지내고 있다. 또다시 전화나 편지를 하고 싶구나. 되도록 답장을 해다오. 나같은 악플러가 필요로 하는 건 무플이 아니라 관심이란다.
여기서 이만 줄여야겠다. 그럼 다음 기회에 또 쓰마.
건강하길 빈다.
최전방은 아니지만
아무튼 전방인 파주에서
홍재가